설립 취지
가야금은 이천여년 전부터 우리 조상들의 사랑을 받아 온 악기입니다. 그 소리는 조국의 산하를 닮아 때로는 힘차게 때로는 우아하게 굽이치고, 민족의 품성을 닮아 모나지 않고 붙임성이 있어 여러 악기와 잘 어울립니다. 연주자는 단아한 자세로 앉아 악기를 정성스럽게 무릎에 얹고서, 오른손으로는 줄을 뜯고 퉁기면서 여러 주법을 사용하여 우리의 소리를 만들고, 왼손에서는 그 음의 의미를 담은 음색을 농현으로 절절히 표현합니다. 조이고 푸는 음양의 조화도 표현하며 연주자의 감성을 흠뻑 전해 줍니다. 그 모습은 속세를 떠나 초연한 경지에 이른 수도자를 연상하게 하고, 그들이 모여 연주하는 가야금 합주는 장엄하기까지 합니다. 그런 측면에서 가야금 교육은 그 자체로 민족 정체성의 형성 과정이자 민족얼의 전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.
지난 한 세기 동안 세계는 산업화라는 거대한 변화를 겪었던 데다가 우리는 나라마저 잃고 서양 문화의 유입에 휩쓸렸기 때문에 우리의 전통 음악도 큰 시련을 겪었습니다. 이런 시련의 시기에 가야금 예술을 굳건하게 지켰을 뿐 아니라 그것을 발전시켰던 가야금 예술인에게 사랑과 존경과 감사를 표합니다. 가야금 교육은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모습으로 새롭게 출발하려고 합니다. 이제는 학교를 중심으로 보편적인 교육이 필요하게 되었고, 그 범위도 나라 안으로 한정되지 않고 교통과 통신, 문명 교류의 활성화에 따라 온 세상으로 확장하게 되었습니다. 결국 가야금은 남녀노소, 인종국가를 불문하고 누구나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악기로 거듭나야 합니다.
한국가야금교육협회는 ‘실음가야금오선보’ 사용을 일반화하여 가야금 예술을 국내외에 널리 보급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설립 취지가 있습니다. ‘실음가야금오선보’는 가야금 악보로서 오선보를 사용하되, 가야금의 음 높이가 매우 낮아서 오선보에 덧줄이 지나치게 많이 사용되어야 하는 불편을 보완하려는 방편으로 특별한 기호를 사용하도록 설계된 가야금 기보법입니다. 물론 가야금 교육의 실천과정에서는 전통적인 구전심수 기법의 요체라고 할 수 있는 구음이 선행되어야 합니다. 우리 협회는 구음과 ‘실음가야금오선보’를 기반으로 하는 보편적인 가야금 교육을 힘차게 펼쳐나가고자 합니다. 다음으로 우리 협회는 차근차근 가야금을 사랑하는 누구나 가야금을 배우고 누릴 수 있도록 그 지평을 온 세상으로 넓혀 나가겠습니다.
사단법인 한국가야금교육협회 이사장 지성자